소를 방목해 잡초를 먹이로 삼는 농지 재생의 이야기―2004년5월
나는 그 시절, 버려진 농지 앞에 서 있었다. 예전에는 논밭이었던 곳이 잡초로 뒤덮이고, 일손이 부족해 관리도 되지 않으면서 벌레들의 온상이 되어 마을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었다. 예초기를 메고 나서기에도 한계가 있었고, 나이 든 농부들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고민하던 때에 "소를 풀어놓으면 어떨까"라는 말이 나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실제로 가나가와나 도쿠시마에서의 사례를 알게 되었을 때, 소가 하루에 50~70킬로그램의 풀을 먹고 20일이면 땅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단순한 수치뿐 아니라 현장에서 농민들이 "이거라면 인력이 필요 없겠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실감이 전해져 내 마음에도 와 닿았다. 실제로 방목을 시도하자 소들이 풀을 뜯으며 돌아다니고, 그렇게 무성하던 잡초가 서서히 사라지는 광경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게다가 소는 단순히 풀만 치우는 게 아니었다. 배설물이 거름이 되어 흙이 부드러워졌다. 화학 제초제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의 힘으로 농지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이것이야말로 본래의 순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우리에게 소는 믿음직한 노동력이자 동시에 땅을 지키는 동료였다.
2000년대에 확산되던 '순환형 사회'나 환경 보전형 농업의 흐름 속에서, 이 방목 발상은 결코突飛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에 맞는 방법이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황폐해진 농촌에도 아직 미래가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소가 가르쳐 준 것은 자연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감으로써 농지를 재생할 수 있다는 확실한 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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